전시. 나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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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국문. 나는 너
전시명 영문. I AM YOU
초대전. 김다민
전시총괄. 엄우산
전시시간. 24시간 운영, 쇼룸형
전시기간. 2026년 04월 27일 월요일부터 2026년 05월 24일 일요일까지
전시장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각원사길 132, 갤러리 허송세월
작가노트
나는 열한 살 어린 동생이 있다. 가까이 있지만 쉽게 닿지 않는 존재였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동생은 나에게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낯선 존재였다. 시선을 오래 맞추지 못하고, 반복적인 말과 행동을 이어가는 그를 보며 나는 그 세계가 어떤 리듬으로 움직이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사진을 시작했다.
필름 카메라는 나의 성향과 닮아 있었다. 한 장을 찍기 전까지 오래 머물러야 하고, 현상과 인화를 거쳐야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이 느린 과정은 동생의 시간과도 닮아 있었다. 나는 매주 촬영을 이어가며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나의 시선을 확인하는 일'을 배우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확신이 흐려졌다. 내가 동생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폐'라는 이름으로 그를 프레임 안에 가두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어떤 날은 카메라를 내려놓고 싶었다. 이 장면을 찍는 것이 맞는지, 혹은 이해하지 못한 채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나는 한때 효율과 쓸모, 합리라는 기준으로 세상을 이해하려 했다. 그 기준 안에서 동생의 다름은 쉽게 설명되지 않았고, 나는 그것을 이해하기보다 판단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작업은 동생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사진은 무언가를 보여주는 도구라기보다 관계를 묻고 태도를 드러내는 하나의 언어가 되었다. 나는 동생을 사례나 진단으로 고정하지 않고, 벽, 거울, 닫힌 방, 숲과 같은 장면을 통해 우리가 마주한 거리와 경계, 그리고 때때로 겹쳐지는 순간들을 기록해왔다.
어떤 날은 숨바꼭질을 하듯 이미 보이고 있는 것을 끝내 찾지 않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때 나는 알게 된다.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이 언제나 이해나 설명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동생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를 돌아보며, 나는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왜 우리는 다른 세계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우리는 익숙한 방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것을 낯설고 불편한 것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경계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타자를 향한 시선이 보호라고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혹은 그것이 또 다른 방식의 거리 두기였는지.
〈I AM YOU〉는 자폐라는 특수한 상황에 머물지 않는다. 이 작업은 누구나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낯섦과 거리, 그리고 쉽게 닿지 않는 감각에 대해 말한다. 관람자는 하나의 결론을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경험을 겹쳐 읽으며 질문하게 된다.
동생과 함께한 시간은 이 질문들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앞으로 내가 지키고 싶은 태도는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계속 붙잡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동생의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를 이해하려는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떤 기준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조금씩 보게 된다.
그래서 이 작업의 제목은 〈I AM YOU〉다. 동생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결국 나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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